사랑과 멸종을 바꿔 읽어보십시오 (유선혜)의 감상문 입니다.
철학과 고고학은 한 끗 차이다
이 카테고리에 감상문을 시작하는 주제가 시집이 되었네요...
사실 책으로 시작하는 것은 피하고 싶었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다소 무식한 편이라 난 브라키오사우루스를 가장 좋아한다. 이런 생각을 하면서 읽었기 때문에...
이 글을 읽은 팃.친들은 어떤 공룡을 좋아하시나요?
역시 메이저한 티라노사우루스
아니면 트리케라톱스?
알로사우루스, 파키케팔로사우루스, 어쩌면 시조새 아르카이옵테릭스?
공룡은 아이들도 좋아하고 어른에게도 많은 사람들이 몇 공룡의 이름을 기억합니다.
지금 이 글을 읽는 사람이 좋아하는 공룡이 없어도 종 몇개는 스쳐지나갔을걸요?!
저는 이것 또한 멸종이라고 생각해요.
먼 옛날 옛적 수로 감도 안오는 생물 다 사랑 한 것을 고고학자도 아니고 큐레이터도 아니고 관련 없는 우리가 기억 한다고 해서 뭐가 크게 달라지겠어요? 정말 복받은 녀석들임
저도 버섯 전투로 얻은 대만의 공룡 엽서가 있었는데,
친구에게 보내줘서 캡쳐가 없음
ㅜㅜ
여러분은 책에서 트렌디하다는 단어를 쓰시나요?
저는 쓰는 편에 속하는데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근데... 트렌디하다기엔 책을 읽는 사람이 그렇게 많지는 않은데?
조금 슬픈 생각이라고 느꼈어요.
아무튼 저는 이 시집을 읽으면서 트렌디하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게 아니라면 시인분과 제가 같은 시대를 살았거나 교집합이 있지 않았을까~하는 정도?
비슷한 느낌을 받은 시집이 있다면 샤워젤과 소다수 (고선경) 였는데 좀 다른 느낌이긴 했어요
이 시집이 눈 위에 서성인 발자국 같은 느낌이었다면
저 시집은 판타지적 여름에 가까웠다고 해야하나...
아무튼 둘 다 최근 읽은 시집인데 같은 키워드로 느껴질 수 있는 시집을 두 권 읽어서 새로웠음.
동시에 얘기 나누고 싶은 부분이 많았지만
선뜻 얘기 나눌만한 부분들이 아니어서 어렵다고 생각을 함
그러니까 티스토리에 이렇게까지 많은 얘기를 하고 있는거겠죠...?
(글 짧다는 소리 ㄴ 제 기준 이정도면 저 정말 길게 쓴 겁니다)
너 무슨 구멍 있니... 아무래도 커 보임
고민도
생각도
꿈도 가득차서
그러나 나는 기어이 써버리는 사람
논리도 없이
비약만 있는 미래를 꿈꾸고
망해버린 꿈들을 죄다 옮겨 적는 사람
이걸 토하지 않으면 어떻게 살아가죠?
_시인의 말
라는 말을 쓸 수 있었던 거겠죠?
<반납 예정일>이라는 시의 구절인데
정말교수님과상담하는순간에생각많아지죠...
저도실제로저부분읽으면서했던몇면담들이스쳐지나감
아이러니하게도 저는 걱정을 그만 하라는 말을 참 많이 들었던 것 같습니다.
한 번은 대학생이면 다 걱정 많은 게 아닌가? 생각하고 동기랑 얘기를 했는데
그 동기는 그냥 아무 생각이 없었다고 해서
머쓱했던 기억이 있음 (〃⌒▽⌒〃)ゝ ㅎㅎ
작가님께서는
시집을 반납해야 한다는 것을 떠올리셨지만
저는 매일 반납도 까먹음.. 책 도둑이었어요.
아마 이런 생각들이 스쳐지나가서 비슷하고 트렌디하다고 느낀걸까... 하는 생각도 들긴 하네요
이 부분을 쓰다 궁금해진게
여러분은
작품 속에서
슬픔은 나누면 두 배가 된다 vs 그 슬픔에 공감해서 위로가 된다
이 부분에 대해 어떻게 생각을 하시나요
저는 전자에요.
뭐라고 할까...
오히려 그 슬픔과 나의 슬픔이 닮아있음을 인지하는 순간
그 당시가 떠올라서 버겁다고 해야하나...
그럼에도 두 배로 나누는 건 그 사람을 멸종해서 그런 거라고 생각을 하니까 말이죠
작품 속 슬픔과 무거움은 완벽하게 타자화 하는 편인 것 같아요
물론 창작물은 기본적으로 소비자의 공감을 끌어내야 하는 존재이니 제 말이 좀 상충된다는 생각도 들긴 합니다...
그치만 전 어쨌거나 소비하니까요
얘기를 조금 돌려서
내가 힘들었거나 구멍이었던 일을 웃기거나, 아무 일 아니었던 것 처럼 말해본 적이 있나요
저는 들은 적도 해 본 적도 있는 것 같단 말이죠 (물론 하고 나서는 좀 후회했다)
많은 시집이 슬픔과 구멍을 얘기하고
그것을 표현하는 방법은 너무 다양한데
비교적 텁텁하고 당연하게 서술하고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죄다 옮겨 쓴 다는 얘기와 맞물려
스스로에게 당연하기 때문에 이 슬픔과 공허함이 그렇게 느껴지는 걸까요
모두 가지고 있어서 그런 걸까요??
어렵습니다
과거와 현재만 있는 시집
제가 초등학생일 시절 중학생이던 가까웠지만 지금도 가깝고 먼 사람(이 사람에 대해 이렇게밖에 서술을 못 하겠다)이 과학 교과서를 펼치며 그런 말을 했습니다.
내가 학교에서 배웠는데 과거 현재 미래를 나누는 기준은 무엇일까
지금 우리는 현재이자 과거이자 미래로 존재한다고 봐야하는거래?
시간은 계속 흘러가잖아
그니까 우리가 상상하는 미래라는 건 존재하지 않는거지
솔직히
그 사람이 그 말을 완벽하게 이해했는지, 아니면 그냥 학교에서 들은 그럴듯한 말을 저한테 자랑하고 싶었는지 뭐였는지는 저는 지금 알 수 없습니다. 이제는 번호를 알고자 하면 알 수 있고 소식을 알지만 서로 묻지 않을 사이니까요
저 말은 확실한 과거가 되었지만 이걸 쓰고 있는 저는 저 말을 듣던 순간 과거현재미래를 동시에 살게 된 거죠.
동시에 살고 있지만 그 계기를 잊고 살았는데 시집을 읽다 문득 그 때 보던 과학 교과서가 생각이 났습니다.
시는 계속 과거를 언급하고 현재를 시에 찍어 넣고 있으며, 거기서 딱히 그려지는 미래는 없단 말이죠
보통 글을 보면 보통은 결말, 혹은 다음 얘기를 그리게 되는데
이 시집은 170 페이지, 흰 여백, 분홍 여백, 문학과 지성 시인선 목록이 지나고서도 같은 얘기를 할 것 같습니다.
최근 우주과학계에서 나온 그 이론이 생각이 나네요 계속 우리가 움직이면 현재도 움직이고... 자세히는 안 파봐서 잘 몰라요
그렇지만 이게 좀 더 현실에 가깝지 않나요?
전 내일의 미래도 생각하라면 잘 그려지지 않아요
일정표에 체크된 대로 살겠지만 그게 제 미래 그 자체는 아니잖아요?
그치만 그렇기에 오늘이 구멍인 것이 있겠지요
구멍이 너무 커서 멸종하기에 어려운 나날에
해답은 아니더라도
너도 사랑하지 않게 조심해...
라는 말을 건넬 수 있게 해 준 시집이었네요.
여기서 직관적으로 내용을 따 오지 않았지만
<까마귀의 역설>이라는 시도 참 좋았어요. 블로그에 있는 건 페이지가 비밀번호 입니다.
다들 멸종하지 않게 조심하는 하루 되세요.
여담인데 유선혜 시인께서는 에에올을 봤을까요?
봤다면 재미있게 봤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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